나라가 뒤숭숭한 가운데도 국민의 일상생활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인 필자의 생활도 마찬가지다.

명동성당 근방에서 특강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하늘에서 하얀 진눈깨비가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혼자 보기에 아까울 만큼 굵어진 눈발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문득 필자는 동심이 되어 ‘아~ 이젠 정말 크리스마스인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날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의 칼럼 소재에 담아내기로 했다. 아마도 오늘만큼은 더욱더 따뜻한 글이 되지 않을까 나 스스로 기대하며 써 내려가 본다.

독자들에게 질문을 해본다. “왜 우리는 크리스마스 하면 행복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일까?” 그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한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대답할 수가 없다. 적어도 성격분석가인 필자의 시각으로는 그렇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인물! 바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다.

이 할아버지는 선함을 행하는 자의 대표 인물이며, 빨간 옷을 입어 추운 겨울이 따뜻해 보이고, 넉넉한 아랫배와 인자한 미소, 껄껄껄 웃음소리 등이 그를 대변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왜 산타클로스는 선행을 베푸는 것일까? 필자도 궁금해졌다. 유래를 한번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는 원래 성 니콜라오스 성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270년 3세기~4세기 동로마 제국에서 활동하던 기독교 성직자로 성인으로 시성되어 선행을 많이 베풀며 살았다는 일화를 찾을 수가 있다.

그의 영명축일은 12월 6일이며, 성 니콜라오스는 그리스어로 Άγιος Νικόλαος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영어로는 Saint Nicholas of Myra 또는 Nicholas of Bari, 니콜라오, 니콜라우스라고도 한다.

12세기 초부터 프랑스의 수녀들에 의해 성 니콜라스 축일 하루 전날인 12월 5일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생겨났고, 어린이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 니콜라스의 미담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유럽인들에게 성 니콜라스가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서기 17세기경 네덜란드인들이 세인트 니콜라스를 신터 클라스라고 부르면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의 모델로 삼았으며 미국에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지금의 산타클로스라는 인물로 재창조된 것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성 니콜라스의 초상은 정동에서 본 대한성공회 성당에서였다. 붉은 융단 비슷한 옷감으로 유난히 윤기가 흐르며 화려한 옷은 교황이나 추기경의 권위와 위엄도 불사하는 색감의 배경이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높은 신분의 성인이 산타클로스로 변장해서 그 밤마다 돌아다니며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간 것이다. 발육이 늦었던 필자도 사실은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도 아빠가 산타 할아버지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지금도 눈치 없는 게 여전하니 동심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위안하려고 애쓰고 있다.

자 이제 본론을 써볼까? 산타 할아버지의 성격은 여러 가지 측면으로 접근해서 분석을 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가지 사례들을 분석해봐야 하는데, 뭐 직접 만난 적이 없으니 직관의 심리학으로만 앞서 짐작해 본다.

첫 번째, 어느 집이건 버젓이 있는 출입문을 놔두고 굳이 어두운 달밤에 굴뚝으로만 들어오는 것일까? 바로 답해보면,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것 같다. 나서서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그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좋아하며 누가 자신을 보는 것에 조금 부끄럼을 타거나 자신의 선행을 자랑하기보다는 몰래 들어가 선행하는 것으로 보아 겸손한 성격일 수 있다.

두 번째, 선물을 줄 때 꼭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구분해서 주는 이유는? 답하면, 의외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성격은 선과 악을 구분하려는 이분법적 통제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성격유형의 사람은 자신의 원칙이 분명하고 그 기준이 높아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공평하게 나누고 분리하여 올바르게 재정비하고 싶은 것이 내적으로 숨겨져 있다. 그 의도가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선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야 올바른 것이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세 번째, 루돌프 사슴을 꼭 타고 다니면서 성탄절 2부에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다른 교통수단은 없었을까? 또 답하면, 대충 봐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몸무게가 100㎏ 이상은 될 것으로 추정되고 그가 준비한 선물의 크기와 개수만도 가냘픈 루돌프 사슴 두 마리 정도가 끌기에는 매우 벅차 보인다.

거기다가 루돌프 사슴은 다른 친구 사슴들 무리에서 왕따를 당해서 따돌림을 받는 외톨이였다. 그 이유는 다른 사슴들과 다른 모습인 코가 유난히 빨개서 특이한 코를 가져서 다들 싫어했지만, 어두운 밤을 잘 밝혀줄 것이라는 착안으로 썰매를 끌게 했다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제안은, 외로움을 이겨낸 루돌프 사슴의 무한한 열정 에너지를 샘솟게 하는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이거 무척 창의적인 성격이지 않을 수가 없다. 가끔은 선물 배달이 힘들어서 음주한 것인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코도 루돌프 사슴코처럼 빨갛게 물든 광경들을 목격할 수가 있다. 아무튼, 산타 할아버지는 매우 일 중독자의 성격인 것은 분명하다.
자신의 힘듦도 내색하지 않고 일에만 매진하여 결국 크리스마스 선물이 다 배달 될 수 있었다. 이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성격인가? 과업지향적이라는 말이다.

끝으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근거는, 늘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향해 잘 웃고 친절한 미소를 보낸다는 것은 나도 그들에게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내면 심리가 있다. 한 마디로 나도 사랑해주세요. 하는 바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선물로 사람들을 매혹하기도 하고 그걸 못 받은 어린아이들은 일 년 내내 그를 기다리게 만드는 묘한 전략을 쓰고 있기도 한 고단수의 밀당남이다. 이것 역시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타고난 본능으로 자신 역시 감성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MBTI 성격이론의 한 결정요인으로 본다면 T (thinking)유형보다는 F (feeling)의 성향으로 정보수집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직관이 발달해서 누가 착한 어린인지 나쁜 어린인지 금방 알아차리는 영험함을 바로 분별하는 판단형 J (judging) 보다는 P (perceiving)의 인식형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에너지 방향이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쩐날은 굴뚝으로 들어갔다가 들켜서 줄행랑을 치는 내향형으로 어떤 날은 하루종일 몸을 쓰며 움직이는 외향형으로, E 인지 I 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MBTI의 한계점을 넘어서는 에니어그램Enneagram 성격이론으로 분석하면 많은 것을 설명하고 분석해 낼 수 있다.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성격은 그 행동에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식의 분석법이 더 많은 이해를 얻어 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왜냐하면 보이는 행동만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것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성격분석 결과는 사람을 좋아하는 인간지향적이며 하루종일 일해도 지치지 않은 과업지향형으로 판단보다는 인정욕구와 생활 속에서 인식하는 그대로를 직관하는 인식형 성격으로 내면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성격이다.

그런데 성격발달단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성격은 온 인류의 사랑을 전파하는 박애주의자로 우리 모두에게 인정받는 길을 선택했고 그는 사랑의 상징이 되었으며 누구나 산타를 보면 행복한 기억을 떠오르게 했던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이 정도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알아보는 것이 상책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성탄절을 전후한 연말에 열리는 야외 장터인 크리스마스 시장은 기독교 가치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표적이 되었고, 주로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아 왔다.

지난 2016년에도 80명의 사상자를 낸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 트럭이 돌진한 사건의 용의자는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였다고 밝혀졌다.
며칠 전 사건도 독일 크리스마스 야외 장터에서 차량을 돌진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가 ‘반(反)이슬람’ 난민이었다. 이날 오후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BMW 차량이 400m 가량을 돌진해 7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기사는 마냥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동심만으로 있기 힘들었다.

현재 국내 소식은 지난 칼럼에서 상세히 기고한바 언급하기도 두렵다. 결국 낭만적인 글로 마무리 못 하게 된 필자도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가 반영된 글이고 아름다운 현실만을 노래하고 싶은 필자의 성격이기도 하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오로라와 호수의 나라 핀란드에서 살고 있다. 핀란드는 고풍스러운 중세와 세련된 현대적인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 헬싱키를 비롯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고향이자 북극으로 향하는 길목인 라플란드, 호수가 많은 동부와 발트해 바다를 끼고 있는 남서부에 이르기까지 아름답고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 필자는 그곳으로 편지를 부치고 싶다. 평화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