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이라 종일 비가 내려서 눅눅하고 빨래를 널어도 안 마르고 축축하다.
이런 날이면 쨍하고 내리쬐던 햇볕이 그리워지면서 짠하고 나타날 것 같은 기분 좋은 사람이 있다.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며 호기심이 넘쳐 보인다. 매사 관찰하고 분석하며 진지한 필자로써는 이런 사람들을 대할때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왜 저렇게 웃고 있을까? 뭔가 좋은 일이 있어서일까?’ 상대가 모르게 나름데로 쓱~ 상황을 파악해보면 뭐 그닥 다른 일이 있어서 좋은거 같진 않다. 그런데 이들은 늘 들떠 있다!! 지난주에서 소개했던 6번 안전주의자 성격이 가진 ‘예기불안’에 대해서 썼었던 성향의 사람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으로 이들은 늘 ‘행복예고’를 하는 사람들 같다. 뭔진 모르지만 좋은 일, 기쁜 일, 행복한 일, 재밌는 일 등이 일어날거 같아서 기분이 늘 좋다는 것이다. 텐션이 있고 솔톤으로 목소리도 올라가 있다.
그래서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유미주의자’ 라고도 한다. 실제로 재미를 찾아서 쫒아다니기도 한다. 성격연구 중에 사례자는 어떤일에 재미가 없으면 급 지루하다며 열정이 식어버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재밌으면 열정이 넘쳐서 이것저것 쉴틈없이 일을 계획하고 펼치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성향의 사람들을 행운의 럭키세븐 유형의 번호도 7번 ‘열정주의자’라고 한다.
난 언제 재밌을까? 생각을 해보니 나름 재밌는 일도 많다. 그런데 그렇게 항상, 늘 재밌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세상일이 그리 재밌는 일만 있으랴? 김건희 여사 12시간 소환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2시간 남기고 보고받은 이원석 검찰총장은 즐겁지 않을 것이다. 어떤 죄목이라도 퍼스트레이디 소환조사가 어떤거라는 것은 뭔지모르는 필자도 웃음기 사라질 일이다.
야당에선 날선 디스를 시작했지만 식물총장 만든 것은 이번이 첨 있는 일도 아니다. 만약 이런 분위기 속에서 7번 열정주의자들은 고통을 회피하고 온갖 디팬스로 궤변을 늘어 놀지 모른다. 너무 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아니 절대 소환조사를 받진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고통을 마주 할 정도면 매우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물론 법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기정 사실이라면 이들은 온갖 피해 갈수 있는 방법을 다 간구해서라도 맞닥뜨릴 고통의 직면이 매우 힘들 사람들이다. 이러한 압박감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이런 비보를 신문지면에서 마주하는 현실들이 반복되어 왔다. 부디 누군가는 늘 행복하고 긍정적인 성향의 열정주의자들을 통해서 잘 극복하기를 바랄뿐이다.
필자의 열정도 이 못지않아서 늘 즐겁게 기분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하나 늘 그렇게 즐겁고 기쁘지 않다는 것이 슬프다. 실제로 오래 전 에니어그램 성격분석 검사를 실시했을 때 거의 7번의 긍정성과 즐거움이 많았지만 딱 한점 차이로 4번의 예술가가 한점수 더 높았었다. 한점 차이로 성향을 재단하는 것이 이해가 않되서 수년간 첫 검사이후 내 자신을 지켜보면서 성격유형을 찾아갔었고 이후 결론 내렸었다.
영락없는 예술가 4번이였다.
곧 잘 우울해지고 슬픔에 자주 빠지면서 외로웠던 필자가 즐거움을 추구하는 열정가들 흉내를 냈던 것이다. 이렇게 즐거움을 추구하는 열정주의자들의 심리와 어린시절의 경험들이 어떠한지 내면의 동기가 궁금해서 7번 유형의 삶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를 시작했고, 10명 중에 7명이 불행한 어린시절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결과와, 가난이나 상실 등의 결핍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슬픔과 고통을 역으로 밖에서는 쾌활하고 유쾌하며 유머스럽기까지 했던 것이다.
한 예로 개그맨들이 너무 웃겨서 집에서도 웃길거 같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언론 매체를 찾아 스크랩 한 적이 있다. 모든 개그맨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늘 웃음을 만들어 냈다고 할까?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코미디언 심형래 선생님의 닭이야기는 지금도 떠올리면 막 웃음이 난다. 간단히 말하면, 닭이 얼마나 빠른지 모두가 그 닭을 사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닭을 사려고 했으나, 살수가 없었단다. 왜냐고 물으니깐, 이 놈의 닭이 넘 빨라서 잡을 수가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다. 닭주인도 팔고 싶단다. 이야기는 간단하나 뱃곱을 빠뜨리게 웃길 정도로 리얼하게 웃겨내시는 입담이 반은 나를 정신 못 차리게 한다. 지금 이 닭이야기가 뭐가 웃기냐고 하는 표정을 짓는다면 당신 성격도 무지 진지한 사람일 것이다.
심형래 감독은 영화도 만들고 신지식인 1호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가 크게 파산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었다고 했다. 그러나 특유의 긍정성과 재치로 열심히 살고 계시다. 그렇다고 심감독님이 7번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 다시 7번 성격의 소유자, 이들의 성격특성 중 하나는 뭐든지 빨리 배우고 습득하며 잘해내는 팔방미인이다. 요즘 말하는 얼리어뎁터 같은 적응성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넘쳐서 창의력이 돋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반면에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수치화 하거나 규율과 통제 속에서 생활하기보다는 자유롭고 어린 아이같은 천진 난만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있어서 장난을 쳐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을 보여준다. 오늘의 칼럼 주인공은 바로 이 분이다.
엄마들의 꽃 미남이고,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외모의 유명인은 요리연구가, 외식사업가, 예능인으로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는 백종원 씨다. 그는 그 동안에 요리 래시피를 뛰어넘는 아줌마식 주먹구구식 자유로운 요리법으로 일명 요리계의 혁신을 일으켰다. 그가 하는 말은 주로 요리를 조리 시 중요하고 정확한 개량과 계측을 다 버리고 그냥 넣구 싶은 만큼 넣으라고 말한다. 한술 더 떠서 집에 있는 처치 곤란해 남은 반찬이나 오래된 음식 재료로 그럴사하게 한상을 차려내기도 한다.
최근 요리 영상을 보면, 콩국수를 만들 때 콩을 갈지 않고 두부 한모를 믹서기에 갈아서 콩국을 뚝딱 만들어 내오고, 이것 저것을 섞어서 만능 간장을 만들어서 온갖 음식에 맛을 낸다. 이것은 바쁜 맞벌이 주부들에게 실용성과 시간을 아끼고, 음식 맛을 볼 때도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봐야 손맛이 난다며 어떤 음식에 이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 입맛에 맞으면 새로운 요리가 된다는 주장이다. 일정한 원칙도 없고 정규 이론도 없으며 논리에도 딱 맞지 않는데 신기하게 따라해보면 무지 맛있고 인기 폭발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비법이 없는게 비법이라고 할까?
한마디로 만능간장 백종원표 상품이 동이 날 정도로 잘 팔린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머선 일인가? 이러한 백종원 쉐프의 성격 특성을 살펴보면, 7번 유형들은 삶의 재미를 찾아서 늘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무슨 일이든 쉽게 배우는 다재다능한 사람들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이며 아이디어가 풍부한 호기심 천국 같은 사람들이라고 할까? 이렇듯 유머와 모험이 가득한 신나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특성이 있다. 백종원의 별명은 슈가보이라고 할 정도로 재밌고 스윗하다. 이러한 백종원씨의 활동을 찾아보면 외식사업 만해도 사십 여덟가지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상당수에 철저한 이론을 바탕으로 공부해 개발한 요리연구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최초의 대패 삼겹살도 그가 착안한 아이디어고 어떤 원칙에 따르기 보단, 일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백종원씨에게 딱 맞는 속담이 떠오른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에서 노는 놈이 여기 해당하는 성격 7번 열정가형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어떠한 일에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강해서 모험심 또한 뛰어나다.
그런데 이런 백종원씨의 화려하고 재미난 입담 뒤에는 엄청난 실패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지금 사업 대박을 위해서 무려 10번의 쪽박을 경험해서 얻은 결과이고, 그때마다 오뚜기처럼 일어나 성공시킨 것을 보면 얼마나 열정적이고 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따라갈 수가 없다는 진리이다. 이것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의 매사에 긍정성 때문이기도 하다.
백지수표에 미래의 성공한 모습을 그리며 매일 긍정의 상상을 현실로 옮긴 긍정의 아이콘인 허리우드 명배우 짐케리가 보여주는 7전8기의 모험과 탐험정신은 이들이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뜨거운 “열정”이라고 아니 말할수가 없다. 이 열정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이들의 행동 결과를 낳는 중요한 특성 중에 하나이며, 낙천주의적인 성향은 다재다능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자 그럼 이런 낙천주의자들은 어떤 직업이 잘 어울릴까? 틀에 박힌 공무원이나 연구원 같은 한가지만 몰입하는 직업보다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보다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영업인이나 연예인이나 직장을 다닌다면 엔터테인먼트사 직원, 이벤트 진행자, 즉흥적이고 재밌는 유머와 언변이 좋아서 대중 강연자나 개그맨. 프리랜서 자유 직업이 잘 맞는다. 이 눅눅한 날을 열정가들과 함께 날려보내는 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