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잘 바뀌지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성격이 바뀌기도 하는 경우는 내·외부의 큰 자극으로 인한 이슈가 생겨나 변화되는게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한바 있다. 첫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왜 우리는 우리의 성격을 고수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하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자신을 지키며 왔던 방식이나 신념 등의 방어기제(Depense machanism)로 두려움이라는 근본 이유를 들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자마자 완벽하게 일어나지 못하므로 양육자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양육자 역시 자신의 성격을 고수하며 태어난 아기를 대한다. 이때 아기들은 내·외적 대상이 형성되는 시기에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과연 이 엄마를 믿어도 될까?”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젖을 아무때나 먹고 싶을 때 물어주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정해진 시간이 되어야만 젖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원칙을 지키는 엄마 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때, 아기의 기질에 따라서 순응하거나 혹은 “우리 엄마 나쁜 엄마!” 라고 대상을 재단해 버린다.

아기도 성질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 타이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필자와 성격연구에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연구원들 중 한 여성이 아기를 갖고 근무하면서 출산을 하고 나서 했던 말이다. “소장님 저 아기 빨리 낳고 다시 연구원으로 오고 싶어요.” 순간 난 움찔했다. 그녀가 싫어서가 아니고, 그 아기의 운명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잘 달래듯이 그 연구원에게 말했다.

“아기는 엄마가 키워야지요. 힘들더라도 3년간은 충분히 애착형성이 되고 자아 독립할 수 있을때 까지요. 잘 키워내실 겁니다.” 서운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마지막 얼굴 모습이 가시지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왜 그러는지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릴때 고착된 성격이 나이 60살이 되어서까지도 변하지 않으니 성격전문가인 나로서는 간과하기 힘든 것이다.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으로 들여다 보면 1번 완벽주의자들은 어린시절에 이미 “넌 정직해야만 해! 넌 실수하지 않고 완벽해야 해!” 하는 소리를 듣고 자신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인이고 꽤 자기 분야에 전문가인 1번 완벽주의자 성격유형인 분을 인터뷰 한 적이 있었다. 그는 밖에서 일하고 들어오면 완벽하게 하는 하루 루틴이 있다고 했다. 아침에 나갈 때 윗옷을 벗어놨던 그 옷걸이에 다시 윗옷을 걸고, 바지가 걸려있던 그 바지걸이에 바지를 걸어 놓고, 욕실에 들어가서 손씻고 발씻고, 소파에 앉는다.

1번이 나갔다 집에 들어왔을때의 1 set 행동이다. 그런데, 아침에 벗어놨던 그 옷걸이가 그 자리에 없으면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피곤에 지쳐서 집에 들어왔는데 책꽂이에 책이 거꾸로 꽂아있으면 그게 그렇게 신경쓰이고, 피곤해서 힘든 몸을 이끌고도 온전하게 꽂아놓고 자야 잠을 편히 자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1번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의 기준이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세워져있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머릿속에서 내면의 비평가가 저울질하듯 명령을 내린다. “이건 옳지않아” “이건 옳아”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원칙에 맞지 않을 때 화가나서 잔소리처럼 지적을 하기도 한다. 1번 완벽주의자들에 대해 또 다른 학자들은 개혁가라고도 하는데 지적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놓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스스로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선은 성격특성이 매우 원칙적이고 도덕적이며 모든 일에 철저하다. 근면하고 끈기와 인내심이 있어서다.

왜냐하면 내면에 교통경찰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누가 보든 보지않든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 중 대표적 사례로는 인도의 간디를 들 수가 있다. 비폭력 무저항 운동으로 인도의 인종차별을 위해 끝까지 투쟁을 한 인물이고, 옳지않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 평생을 투신한 독립운동가이다. 간디의 어록과 도덕적 양심의 미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반면교사가 되어 있다.

그리고 싱가폴의 수상인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를 함께 일군 리콴유 수상, 영국의 철의 여인인 마가렛 대처 수상, 새마을 운동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국민운동으로 바로세운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들 밑에 있으면 힘들긴 하지만 여러가지로 많은 배움과 교훈을 얻는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성직자, 교사, 재무담당자, 관제사, 간호사, 사감 등을 들 수 있다.

다시 1번들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보자. 이들은 어린시절의 안내, 구조 그리고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너무 엄격하거나, 너무 임의적이며, 너무 모호하거나 또는 결여되어 있다고 느낀다.

요구되는 사항이 어떤 것이든 어린 1번은 자신이 받는 안내나 원칙에 대해 심하게 좌절감을 느껴서 자신만의 기준이나 규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것은 1번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엄격하다.

실제 어린 1번은 말한다. “나는 매우 착해서 아무도 나의 잘못을 발견할 수 없도록 할거야. 나의 기준은 높기 때문에 나는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거야.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처벌하기 전에 내가 처벌할거야” 물론 이런 구조는 1번의 초자아이다.

그리고 성인 1번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초자아에 계속 의존하며 자신의 높은 원칙을 고수하며 완벽하고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우리 자신이 1번 유형의 성격을 갖고 있거나 주변에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왜 그렇게 지적질을 하고 따지는지 알았다면 그것은 이들이 건강하게만 다룬다면 성격자본으로 승화시킬 수가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1번의 완벽성의 성격자원을 잘 데리고 살아가려면 에니어그램을 통한 자아 관찰과 수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보다 휠씬 건강한 삶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1번 완벽주의자 성격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관계전략이 반드시 필요하고 궁금할 것이다. 성격특성과 탐색이 끝나고 다음 칼럼 주제에서 관계 전략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