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은 그리스어로 숫자 9라는 뜻인 에니아스와 그림이라는 뜻인 그램의 합성어로 인간의 아홉 가지 성격유형론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홉 가지 신의 형상을 닮은 성격적 특성이 고스란히 남아서 구전되었다. 무한한 신의 능력을 닮고자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이 신의 영역을 넘고 싶지 않았을까? 에니어그램의 구루 중 한 사람인 볼리비아 태생의 심리학자 오스카 이카조는 성격의 구조를 심리학적으로 체계화 한 학자 중 한 명이다.

에니어그램이 신비주의(유대교의 카발라 외) 학파들에 의해 구전되어 영성과 현실을 오가며 비기처럼 신비하게 전해졌다면, 이카조는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을 구분했고 인간의 몸의 구조에 각각의 구획과 명칭을 부여해서 ‘성격에니어그램’이라는 것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인간의 머리·가슴·배(장)위에 위치해서 우리 눈으로 보이진 않으나 감정으로 느껴지는 가상의 ‘미덕’과 인간이 넘을 수 없을 만큼의 거룩하고 고귀한 신의 영역인 ‘신성한 생각’까지를 설명했다.

인간이 성격적 자신을 드러낼 때는 머리·가슴·배(장)영역 안에서 인간의 삼라만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것을 성격의 구조 중 큰 분류인 ‘힘의 중심’이라고 한다.

예컨대 우리 성격이 급박한 문제나 주요 이슈를 처리 할 때 3가지 힘의 중심이 급박하게 작동 한다. 머리형은 머리로 사고하며 사실적, 분석적, 이성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려 하고, 가슴형은 가슴이 느껴지는 감정대로 공감하고 교류하며 문제를 받아들이고, 배(장형)는 본능적인 행동이 이끄는대로 직감을 따르며 문제를 해결한다.

기업 총수들의 성격자본 사례로 정주영 회장은 행동파, 이건희 회장은 사고형, LG의 구씨와 허씨 회장은 감성적 동업자라는 예로 들 수 있겠다.

힘의 구조는 시간을 두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자동화된 몸의 체계를 말하므로 이 3가지 힘의 중심이 어느 순간에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이성적으로만 행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묻고 답해야하는 것이 가장 큰 아젠다이다. 아마도 우리 인류의 발전도 이 3가지 질문으로 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구조인 힘의 중심 위에 위치한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진다고 언급한 미덕이라고 하는 영역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것은 가상의 바운더리로 우리 인간 감정의 영역과 서로 상호작용하며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

쉽고 다 아는 예를 들어보겠다.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드라마인 ‘전원일기’하면 떠오르는 두 명의 배우인 김혜자씨와 일용엄니 김수미씨는 아이들도 다 안다. 이 분을 통해 설명하면 현실감 있게 와 닿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이며 수많은 인기를 얻고 살고 있고, 각자의 독특한 캐릭터로 각인되어있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만들어진 조합일뿐, 실제로 두분은 많은 인터뷰와 매체를 통해서 실제하고는 상반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예를 들자면 국민엄마의 대변자인 김혜자씨의 요리솜씨는 거의 없다고 볼수 있단다. 심지어 공주처럼 떠받듦을 받고 사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에 반해 늘 동네사람들에게 딴지 걸고 샘 많은 일용엄니역으로 능청맞게 연기해오던 김수미씨의 요리솜씨는 거의 대장금 수준에 맞먹을 만큼이라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진짜 국민엄마처럼 그 귀한 간장게장부터, 밥도둑용 전라도 음식을 수도 없이 나누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방송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져 왔다. 언론, 매체, 인터뷰, 지인들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두 사람의 미덕이 우리 사회를 술렁이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김수미씨는 사업을 하던 남편의 빚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고, 방송국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돈을 구하러 다니고 있었다.

그걸 보던 김혜자씨는 당장 내게 오라고 하면서 김수미씨에게 했던 말이 “아니 너는 왜 날 두고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 다니니? 우리 가장 친하다면서 너가 어려운데 날 먼저 찾아야지! 어서 당장 이 통장 가져가! 지금 빨리 남편 빚, 얼릉 급한 돈부터 갚어버려! 난 다음달부터 아프리카로 자원봉사하러 가니깐 돈이 이제 필요없게 됐어! 얼릉”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김수미씨는 그만 눈물을 펑펑 쏟아내면서 “언니 나 언니한테는 돈 빌려달라는 소리 못하겠더라. 왜냐면 가장 언니랑 친하니깐 챙피해서 말 못하겠더라구 흑흑흑”이라고 했다.

전원일기의 한 장면에서 김혜자(좌)와 고 김수미(두)

이런 상황에서도 성격을 분석 해보면, 김수미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한 가슴형의 에고(Ego)로 내면에 수치심이 내적두려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수치심은 자기 판단인데 내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구분되고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용감해지지만 아는 사람 앞에서는 부끄러워지는 참 요상하고 낮은 자존감이다. 이것은 본능적인 것이라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작동하는 현상이다.

성격의 구조상 가슴센터의 영역으로 김수미씨와 김혜자씨는 이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의 감정을 통해 친밀감을 쌓아가게 된 것이다. 이 후 김수미씨는 김혜자씨의 도움을 받아 급한 돈 문제를 해결했고, 그 돈을 갚기 위해 더 열심히 드라마와 영화, 방송에 출연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송관계자들과 매체,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도 소소하게 알려지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훈훈한 여자들의 우정, 사랑, 사랑 이상의 정, 뭐 이런 타이틀과 관련된 것에서는 두 사람이 거의 빠지질 않았다.

그리고 그걸 듣는 사람들에게 두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들’로 여겨진다. 이것을 바로 미담이라고 한다. 이 미담은 우리의 가슴영역의 감정이 고차원적으로 승화됐을 때 머리를 넘어서 보이지 않는 ‘미덕’의 세계까지 올라가면서 아름다운 인간 마음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고차원적인 감정의 수준이 올라가는 일들이 많아질 때마다 우리들의 영혼은 더욱 더 건강해지고 무한함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 그럼 이 아름다운 성격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1번부터 9번까지의 성격 특성으로 알아보며 성격자본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