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무더운 여름날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단연코 파리올림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최 이후 유럽에서 12년 만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1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이다. 프랑스는 더욱이 얼마나 의미있는 올림픽이라는 것은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4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 폐막식까지 한편의 예술작품이었다. 물위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올림픽 개막식은 선수단이 파리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서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에 이르는 센강 6km를 배를 타고 입장했고 이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탄소 발자국 줄이기 위한 에어컨 사용자제, 채식 위주의 식단, 참가자들에게 큰 곤혹이였지만,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올림픽 운영면에서 최고의 진행이었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라는 말을 실망하지 않도록 한 행사는 개막식을 필두로한 무대다. 그것은 파리의 문화와 역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파리의 명소가 공연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개막식은 방구석에서 와인 한잔 들고 있던 필자도 마치 파리를 걷는 듯 하는 광경을 선물했다.
금메달을 따는 우리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며 함성 질렀던 이번 파리올림픽의 결과를 굳이 밝히는 것이 무슨 의미냐고 하겠으나, 독일, 캐나다, 등을 제치고 당당히 이 조그만 나라가 8위를 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큰 자부심을 아니 가질 수가 없다. 폐회식은 육상 종목의 주 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열렸다.
개막식의 스타가 셀린디옹 이라고 한다면, 폐막식은 탐크루즈 였다고 할 만큼 미션 임파서블 공연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리올림픽에서의 스타이고 피날레는 오랜 기간 개회식 출연설이 언급됐던 셀린 디옹이 장식했다. 디옹은 오륜기가 걸린 에펠탑 위에서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지난 2022년 강직인간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투병을 이어온 셀린디옹이 공식 석상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셀린 디옹
디옹은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퀘백주 출신으로 영화 타이타닉 OST를 부른 가수다.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와 더불어 세계 3대 디바로 불릴만큼 전설적인 가수 중 한 명이며 특히 유럽에서의 인기가 굉장히 높았는데, 이는 1988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우승한 덕이 크다. 영국에서 싱글을 2백만 장 이상 판매한 기록을 보유한 여성 아티스트이자 1억 9천 5백만 장의 앨범을 판매했으며, 앨범과 싱글을 합친 판매량은 2억 장이 넘는다고 한다. 셀린디옹의 가창력은 굳이 검증할 필요가 없지만, 1옥타브 미(E3)부터 3옥타브 미(E5)까지, 두성도 3옥타브 시(B5)까지 지지가 되며 저음, 흉성, 두성 모든 음역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팝의 여사제 (Priestess of Pop)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동세대 여가수들은 물론이고 팝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그녀를 능가하는 가창력을 지니고 있는 여가수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목소리를 쓸 수 없는 몹쓸 병에 걸리 것은 그녀의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이다. 14남매 중 막내로 가난한 환경이지만, 가정 분위기는 화목했고 셀린의 부모님은 음악을 매우 사랑하여 빈곤한 환경에서도 작은 피아노 바를 운영하기도 하면서 셀린은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였다고 한다. 그것도 머지 않아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Ce n'était qu'un rêve (그것은 단지 꿈이었을 뿐)'이라는 곡을 작곡하고 녹음했다. 셀린의 오빠는 이 곡의 데모 테이프를 '르네 앙젤릴'이라는 매니저(셀린디옹남편)에게 보냈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자 자동 응답기에 "당신은 그 곡을 들어보지 않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들어봤다면 연락을 안 했을 리가 없으니까요." 라고 남겼다.
데모 테이프를 들은 후 르네는 그 즉시 셀린에게 연락을 했고, 자신의 집을 저당 잡히면서까지 전 재산으로 셀린의 앨범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때 시작된 인연은 이후 부부의 인연으로까지 이어진다. 내는 앨범마다 최소 1,000만 장 이상은 팔아버리는 당시 셀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그녀보다 라이브 콘서트 활동을 더 잘한 여가수로는 마돈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 중 라이브 활동을 뽑으라면 그녀보다 잘한 가수는 없을 것이다. 2006년쯤에 셀린 디옹의 목소리가 가라앉는다는 말이 나왔고 그것을 라스베이거스의 건조한 공기 때문이라고 여겨서 아예 공연 장소에 가습기를 설치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듯 자기 관리와 일중독으로 철저하게 하는 것이 그녀였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The Prayer를 같이 불르던 모습은 셀린을 기억하는 천상의 목소리 였음을 알고있다. 셀린 디옹은 남편인 르네 앙젤릴과도 항상 사이가 좋았고 사생활에서도 구설수는 나오지도 않았다. 약물이나 술에는 입도 대지 않고, 스스로를 빈틈없이 다스렸기 때문이다. 3대 디바로 손곱히던 휘트니 휴스턴이 숨을 거두었을 때, 셀린은 인터뷰에서 마약이 그녀의 모든 것을 뺏어갔다고 했을때 화냈다고 한다. 더구나 흥청망청거리는 분위기가 싫어서, 뒤풀이 파티에도 안 간다고 한다.
톱가수 임에도 정말 드물게 인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남의 말을 안 좋게 하는 경우가 절대 없다. 2021년 5월에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기도 하며 꾸준히 공부하는 교과서 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그녀다. 그런 그녀의 남편 르네 앙젤릴은 2016년 1월 14일, 암 투병 끝에 사망했고, 설상가상 오빠도 이틀 후 1월 16일 암으로 사망한다. 그 후유증으로 거식증에 걸릴만큼 빼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비춰진 셀린을 필자도 기억한다. 이후 불운이 더해 2022년 12월 8일, 희귀 질환인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투병 사실을 밝혔다. 유럽 일정을 모두 취소하였다.
2023년 12월 19일, 언니 클로데트 디옹이 언론을 통해서 셀린이 강직인간증후군의 병세가 악화됨에 따라 근육통제 능력을 상실했음을 언론을 통해 밝혔다. 2024년 4월 23일, 보그 프랑스 잡지의 파격적인 표지로 복귀 신호를 암시했으나 호전되진 않았다.
그녀의 성격이 투영되는 일화로 자신은 한번도 패션을 돈 주고 사지 않았던 적은 없다며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현재 일주일 중 5일은 운동 및 보컬 코치를 하고 있다 한다. 불치병이라고 자책하는 것보단 이 불치병과 같이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그녀의 성격인 것이다. 그러던 2024년 7월,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성화 봉송 이후 에펠탑에서 사랑의 찬가(Hymne à L'amour)를 열창하며 복귀 무대를 프랑스계로서 가장 크고 뜻깊은 장소에서 가지게 되었다.
강직인간증후군을 투병 중인 그녀가 당당하게 병마를 이겨내고 에펠탑에 올라 공연한 모습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인간승리이자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몸소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성격적으로 풀어 본다면 지미 팰런 쇼에서의 예능무대 뒤에서는 매우 재미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능에 출연할때는 차분한 발라드를 부르는 진지한 팝의 여왕이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매우 호탕한 이모라는 인식이 되는 편도 성격의 긍정적인 변형이라고 할수 있다.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1번 완벽주의자인 셀린이 7번 긍정주의자로의 성장의 예이다. 26살이나 연상이었던 남편 르네와 만난 것은 12살 때인데, 부모를 떠나 파리에서 가수로 준비하면서 홀로 고립되던 그녀가 의지할 곳은 르네뿐이었다.
셀린이 스무살이 되자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며 셀린에게 있어 르네는 첫 연애 상대이자 첫경험 상대라고. 근데 르네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 뒤에 어머니한테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할 당시에 르네는 두번째 결혼생활 중이었다. 르네는 이혼 위자료와 거액의 도박 빚이 있었는데 셀린이 전부 지불했다. 찐사랑에 겨우 이런 장애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리를 보였다.
이건 완벽주의자들의 성향 특성 중 하나인데 미국 전 대통령의 부인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바람난 외도녀를 잠재웠던 르윈스키 스캔들을 이겨낸 가르침의 완벽성이 부르는 양상과도 같다. 이러한 완벽주의자들의 숨은 동기는 자신이 완벽한 표본이 되어야한다는 완전함이다. 속 마음은 선한 영향력! 그래서 착한 완벽주의자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녀가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선택한 곡은 에띠드 삐아쁘의 사랑의 찬가이다. 삐아쁘는 평생 무대에서 노래하다 숨졌고 1번이 불건강할 때 4번 예술가의 단점으로 퇴행된다.
성격분석가로서의 조언이라면 사랑의 힘 Power of love 곡이 그녀를 힘나게 하는 성장노래인데 운명을 예견이라도 하는 것일까? 어찌하든 시간이 지나도 셀린디온의 노력과 열정은 그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라도 우리들 가슴 속에서는 영원히 불타고 있는 선한 노력이 수 많은 팬들에게 회자 될 것이다. 셀린디온이 우리들에게 파리올림픽에서의 건재함을 보여 주었듯이 그녀의 성격자본은 완성된 사람, 그 자체다. 영원한 디바로 남아주기를 바란다.